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통제되지 않는 불안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걱정과 불안은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서 실수나 실패의 요인을 줄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기도 하고, 안전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긴장감을 주는 스스로에 대한 보호 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안와 공포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거나, 예상이 되는 경우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이유 없이 불안을 느끼며 일상에 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신체적으로 불편한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면,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를 의심해봐야 하는데요.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란?

범불안장애는 이유없이 불안 또는 초조함을 느끼거나, 어떠한 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 또는 두려워하여 불안의 정도가 지나친 정신적 긴장상태가 지속되는 증상을 주요 증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장되거나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게 되면, 긴장성 두통, 복부통증, 소화불량, 손떨림, 어지러움 등의 신체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불안과 걱정이 반복되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등의 불면증상이 나타나게 되기도 합니다.

범불안장애(GAD), 무엇이 원인이고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일상 속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불안한 마음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리고 그 불안이 단순한 걱정을 넘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릴 만큼 강하게 느껴진다면,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요? – 범불안장애의 원인

범불안장애는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나타나는 심리적 어려움입니다.

유전과 뇌 기능의 영향으로 불안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에 불균형이 생기면, 신체적으로도 과도한 경계 상태가 유지되기 쉽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환경적 스트레스나 과잉 보호, 비판적인 양육도 불안을 더 예민하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몰라”와 같은 부정적인 사고 경향과 반복된 걱정 습관이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서, 불안은 습관처럼 일상 속에 자리하게 됩니다.

일상에 스며든 불안의 그림자

범불안장애는 단지 심리적인 불편함에 그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더 깊고 넓게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머릿속이 계속 바쁘게 돌아가며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습니다.

불안한 마음 때문에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게 되며, 다음 날까지 피로가 이어집니다.

작은 실수나 상황에도 자책과 걱정이 따라붙고, “다들 날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에 대인관계가 위축되기도 합니다.

특히 어떤 불안은 막연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원인이 없더라도 늘 긴장한 상태가 유지되고, 결국 집중력 저하, 소화불량, 근육 긴장, 두통 등 신체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마음도 지치고, 자신을 믿는 힘도 약해지게 됩니다.

불안은 조용하지만 강한 에너지를 지닌 감정이라서, 잘 다루지 않으면 내 삶의 중심을 흔드는 축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인의 범불안장애, 얼마나 흔할까요?

일반적으로 범불안장애는 30대 초중반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경향을 보이며, 한국에서의 평생 유병률은 1.9%라는 통계가 나왔는데요. 청소년기보다는 초기 성인기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병률이 낮다고 가볍게 여길 수는 없습니다.

범불안장애는 우울증,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등 다른 심리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조기 개입이 매우 중요합니다.

범불안장애의 주요 증상

1.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이 지속된다.
2. 초조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3. 모든 일에 걱정이 앞서게 된다.
4.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걱정을 한다.
5. 늘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6. 무슨 일이 생길까봐 두려움이 든다.
7. 걱정으로 잠을 설치게 된다.
8. 쉽게 피로해지고, 벼랑 끝에 선 느낌이 자주 든다.
9. 쉽게 화나고 흥분하게 된다.
10. 근육이 경직되거나 숨이 차기도 한다.
11.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손발이 저리다.
12. 소변을 자주 보거나 아랫배가 불편하다.

이런 위의 증상들이 지속되거나, 스스로 조절이 안되는 지나친 걱정과 불안 증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해 보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런 범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불안의 원인이 무의식적으로 존재하고 있어, 자신은 자각하지 못하고, 이유없이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불안장애의 일상 속 사례 3가지

1. 별일 아닌데도 끊임없이 걱정이 이어질 때

하루 일과를 마치고도 머릿속은 멈추지 않고 돌아갑니다.

내일 업무에서 실수하면 어쩌지, 누가 나를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자녀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별다른 사건이 없는데도 끊임없이 걱정이 이어지고, 머릿속을 채우는 생각 때문에 편히 쉴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태가 며칠씩 지속되다 보면 불면이나 피로감, 집중력 저하로도 이어지게 됩니다.

마음을 비우려 해도 ‘혹시’라는 생각이 계속 따라붙기 때문에, 단순한 고민을 넘어서 삶의 전반에 불안이 깔린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작은 실수에도 과도한 자책이 이어질 때

회의 중 발언 하나를 실수했거나, 누군가의 문자를 늦게 확인했을 때에도 ‘괜히 기분 상한 건 아닐까’, ‘다시 연락해야 하나’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작은 상황에도 불안을 크게 해석하고,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다 보면 매일의 일상이 긴장과 걱정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상황은 이미 지나갔지만, 그 여운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마음이 편할 틈이 없고, 결국에는 자신감 부족이나 대인관계 회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몸은 피곤한데 마음이 쉬지 못할 때

몸은 지쳤지만, 막상 누워도 머릿속은 멈추지 않습니다.

앞으로 있을 일정, 사람들과의 대화, 실수한 장면 등이 자꾸 떠올라 잠이 들기 어렵고, 자는 중에도 자주 깨게 됩니다.

이런 불안은 막연한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실패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들이 현실적인 근거 없이 계속 반복되며, 신체적으로는 두통, 근육 긴장, 소화불량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무 일이 없어도 항상 경계하는 듯한 상태가 유지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과민해지거나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히 ‘마음이 예민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일상 전반에 불안이 스며들고 삶의 질을 낮추는 범불안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불안 자체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불안을 이해하고 다루는 힘을 기르는 것이 치료와 회복의 출발점이 됩니다.

범불안장애의 극복방법

범불안장애는 약물치료를 통해서 일시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는 있지만, 모든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항우울제는 의존성이 거의 생기지 않지만, 가급적 단기간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약물치료 외에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이완기법 등을 병행하게 되기도 하는데요.

우선 불안의 원인을 파악해보고, 그 원인에 대해 자신에게 맞는 적합한 대처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근본적인 극복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는 장기간 방치하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와 피로감으로 인해, 일상 속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며, 스스로 벗어나기 위한 기력마저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분노와 불안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아진 일상에서 불안은 물론, 쌓여온 분노감이 더해져,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세상이 점점 각박해져가고 있기도 합니다.

범불안장애는 나약함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마음의 조절 시스템이 지나치게 예민해진 상태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자신을 비난하기보다는 “지금 내 마음이 조금 지쳐있구나” 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회복의 시작이며, 적절한 치료와 상담, 불안을 조절하는 연습을 통해 우리는 충분히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